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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느끼는 가장 먼 거리 익숙함 속 부부의 진심수십 년을 함께한 부부의 관계는 세상 어떤 것보다 견고하고 편안하다. 서로의 존재는 마치 공기처럼 자연스러워, 눈에 보이지 않아도 항상 곁에 있는 듯한 안정감을 준다. 그래서 우리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바로 그 익숙함과 편안함 속에는, 말로 확인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작은 감정들과 가장 먼 거리가 숨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바로 그 익숙함과 편안함 속에서, 부부 대화가 점점 어렵게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젊은 시절처럼 서로에게 끊임없이 묻고 답하며 마음을 탐색하지 않게 되면서, 우리는 문득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가장 먼 거리를 느끼게 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려던 열정은 점차 줄어들고, 말 한마디가 주는 의미와 온기를 충분히.. 2025. 9. 27.
내가 행복하면 모두가 행복하다 삶의 행복 발자취 책이 일깨운 행복의 파동데이비드 R. 해밀턴 박사님의 이 책, "내가 행복하면 모두가 행복하다"는 마치 잘 익은 와인처럼, 50대 중반의 삶이 주는 깊이와 어우러져 더욱 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이정국 선생님의 섬세한 번역은 박사님의 통찰을 우리네 삶의 언어로 생생하게 전하며, 저로 하여금 오랜 시간 잊고 지냈던 기억의 문을 열게 했습니다. 책이 말하는, 우리의 감정과 태도가 물결처럼 주변으로 퍼져나가 관계의 바다를 만드는 놀라운 메커니즘은, 마치 거울처럼 제 지난 세월을 비춰주었습니다. 삶의 굽이굽이를 돌아 여기까지 온 지금, 저는 문득 마음속 깊이 되묻습니다. '나는 타인의 행복에 어떤 영향을 주었고, 나의 행복은 또 어떤 잔물결을 만들어냈을까?' 책에서 강조하는 '관계심리학'은 팍팍한 일상 속에서 .. 2025. 9. 26.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 청춘의 서정과 영혼의 풍경 노스탤지어, 제목의 울림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는 제목을 처음 마주했을 때, 마음속에는 단순한 서평의 기대를 넘어선 깊은 울림이 일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세월의 저편에서 아득히 밀려오는 아련한 노스탤지어 같기도 했고, 도심의 소용돌이 속에서 잊고 지냈던 내면의 풍경을 다시금 불러내는 주문 같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단순한 글의 묶음이 아니라 삶의 한 조각을 건네는 따스한 손길처럼 다가왔습니다.광화문, 시대를 읽고 삶을 거닐다이 책은 광화문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해부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시간을 초월하여 광화문에 켜켜이 쌓인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 위를 스쳐 간 무수한 인연들의 숨결을 서정적인 필치로 '읽어내고',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단함과 희망 속을 묵묵.. 2025. 9. 25.
오래가는 소통을 읽으며 되돌아본 나의 관계들 관계를 돌아보게 한 한 권의 책바쁘고 복잡한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만남을 이어가지만, 때로는 그 관계의 깊이와 지속성에 대한 갈증을 느끼곤 합니다.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아니라, '오래가는 소통'을 통해 오랜 시간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동반자적 관계를 꿈꿀 때, 이경진 작가님의 책은 우리에게 진정성 있는 질문과 깊이 있는 통찰을 건네줍니다. 이 책은 표면적인 대화 기술이나 설득의 요령을 넘어, 어떻게 하면 마음과 마음이 이어져 오래도록 단단한 유대를 지켜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저는 문득 저의 과거를 되짚어보게 됩니다. 어릴 적 형제자매와의 사소한 다툼, 학창 시절 친구와의 오해, 직장에서의 보이지 않는 벽, 그리고 가장 가까우면.. 2025. 9. 24.
소나무처럼, 단풍처럼 – 나를 돌아보는 길 소나무와 나겉으로는 흔들림 없지만, 속엔 무수한 이야기가 흐른다. 어느 가을날 저녁, 아파트 앞을 지나던 길에 소나무 한 그루가 문득 눈에 들어왔다. 늘 그 자리에서 묵묵히 서 있던 나무였지만, 그날따라 유독 굵은 줄기와 푸른 솔잎이 더욱 단단하게 느껴졌다. 아마도 주변의 다른 나무들이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와중에, 홀로 변함없는 초록을 고집하는 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나도 저렇게 살아왔던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20대부터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애쓰며, 묵묵히 버텨온 시간들이 떠올랐다. 직장에서 어려운 일이 생겨도, 집에서 혼자 감당해야 할 일들이 쌓여도, 늘 "괜찮다"는 말로 하루하루를 넘겨왔다. 소나무의 뿌리는 얼마나 깊이 박혀 있을까. .. 2025. 9. 23.
평내동 소풍 9경길, 마음을 걷다 스쳐 지나던 길, 마음으로 다시 걷다7년 동안 나는 이 길을 수없이 지나쳤다. 출근길, 퇴근길, 장을 보러 가는 길, 병원을 가는 길. 평내동은 내 일상의 배경이었지만, 그저 스쳐 지나던 공간이었다. 바쁘게 걷고, 차를 타고, 마음은 늘 다른 곳에 있었다. 그 길이 내 삶에 있었지만, 나는 그 길을 살아보지 않았다. 이번 휴가, 나는 처음으로 그 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이름도 예쁜 '소풍 9경길'. 이 길이 우리 동네 사람들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마음을 울렸다. 늘 스쳐 지나던 그곳에, 우리가 함께 만든 길이 있다는 것. 그 길을 걷는 순간, 나는 단순한 방문자가 아니라 이 마을의 일부라는 걸 새삼 느꼈다. 오래된 시간과 마주하다의안대군사당 앞에 섰을 때, 마음이 조용해졌다. 오래된 나.. 2025. 9. 22.
계단 위에서 다시 마주한 나와 기억들 엘리베이터가 멈춘 날우리 아파트 현관에 공지문이 붙었다. "노후화된 설비 교체로 인해 1개월 동안 엘리베이터가 운행을 중단합니다. 불편하시겠지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관리실 직원의 목소리는 사과보다도 당연함에 가까웠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13층까지 오르내릴 계단과 마주했다. 평소라면 무시했을 그 계단이, 이제 내 일상의 중심이 되었다.처음 며칠은 고역이었다. 다리가 무거웠고, 7층만 올라가도 숨이 차올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만의 리듬이 생겼다. 내려갈 때는 생각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출근길, 장보기, 쓰레기 버리기, 그저 일상적인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올라올 때는 달랐다. 자연스럽게 세 번 쉬게 되었다. 5층, 9층, 그리고 11층. 그 순간마다 창밖을 바라보며, 나는 예상치 못한 시.. 2025. 9. 22.
남이섬에서 그 길을 다시 걷다 기억을 다시 걷는 여행의 시작며칠 전, 나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함께 남이섬을 다시 찾았다. 50대 중반이 된 우리에게 그곳은단순한 관광지가 아니었다.마치 봉인된 시간의 문을 여는 열쇠처럼 느껴졌다. 창밖으로 쏟아지는 초록빛 가을 햇살을 맞으며,나는 조용히 물든 산을 바라보았다.거울 속 내 모습에서 세월의 흔적을발견하는 것이 이제는 익숙해진 나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에게서 연락이 왔다.“우리, 오랜만에 함께 여행 갈까?” 어디로 갈지 의견을 나누던 중, 누군가 문득 외쳤다.“가평 남이섬 어때? 우리 고등학교 때 같이 놀러 갔었잖아!” 그 말 한마디에 잊고 지냈던 추억의조각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남이섬. 그 이름만으로도 내 안의낡은 필름이 스르륵 돌아가는 듯했다. 그때의 우리에게 남이섬은 단.. 2025. 9. 20.
소양강에서 다시 만난 나의 시간 다시 찾은 그곳, 다시 만난 나오십 대 중반, 춘천 소양강 댐은세월을 초월하여 이십 대의 나를 다시 만나게 했다. 잊고 지냈던 젊은 날의 꿈과 열정,변치 않는 기억의 가치, 소중히 간직된 추억들이댐의 변모한 풍경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메아리쳤다.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말을 건네는 듯한신비로운 조우였다.시간의 문을 여는 열쇠, 소양강 댐며칠 전 찾은 소양강 댐은오십 대 중반의 나에게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선,봉인된 시간의 문을 여는 열쇠였다. 햇살 아래 반짝이는 푸른 물결과아스라이 펼쳐진 산자락을 마주하며,설렘 가득했던 이십 대 초반의 내가자연스레 떠올랐다. 낡은 사진첩처럼 희미한 듯 선명한 그 기억은흐르는 물줄기 소리와 함께 과거와현재를 이어주었다. 오십 대의 시선으로 스무 살의 발자취를 따라가는기묘.. 2025. 9. 19.
동대문에서 다시 만난 청춘의 숨결 청춘의 해방구를 향한 아련한 그리움어느덧 50대 중반의 문턱에 들어선 나는 문득 고등학교 시절, 매주 토요일마다 교복 대신 멋 부린 사복을 입고 향했던 동대문을 그리워하곤 했다. 왁자지껄한 시장통의 활기, 갓 튀긴 떡볶이 냄새, 그리고 무엇보다 친구들과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그곳은 우리 청춘이 가장 뜨겁게 꿈틀대던 해방구였다. 답답한 교실을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고, 서툰 멋을 부리며 미래를 꿈꾸던 순수한 열정의 공간. 잊고 지냈던 기억의 조각들을 맞춰보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은, 친구들과의 오랜만의 점심자리에서 '동대문 방문'이라는 구체적인 제안이 마침내 입 밖으로 나왔다."이번 주말, 동대문이나 한번 가볼까? 옛날 생각도 날 겸."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우리는 일제히 눈을 빛냈다. 단순히 옛 장소를 찾는.. 2025.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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