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358 기다리는 시간이 삶이지 않았나 싶었다 10년 전 나의 이야기 - 10편거실 소파에 앉아 다시 시간을 확인하며 아이들이 오기만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부엌으로 들어가 다시 거실로 나오길 여러 번 반복하다가, 나는 다시 지인에게 전화를 했다. 잠시 후 그가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내가 그쪽으로 갈게요. 몇 시쯤 만날까요?""6시에 퇴근인데 조금 일찍 정리하고 나갈게요.""그럼 6시 30분에 거기서 봐요.""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요건만 간단히 주고받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거실 벽시계를 쳐다보고는 소파에 깊숙이 앉아 아이들을 기다렸다. 혹시 오늘은 집에 들르지 않고 학교에서 학원으로 곧장 가버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스티커 메모지에 적어 냉장고에 붙여놓는 일들이 많아졌다. 그래.. 2026. 10. 10. 돈 몇 푼이 뭐길래 10년 전 나의 이야기 - 9편어느덧 버스는 내가 사는 동네로 들어서는 길목의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다리를 다 건너 집 근처 마트에 앞 정류장에서 버스 벨을 누르고 내렸다. 마트 방향으로 향해 걸어가니,. 마트 앞 주차장은 장을 보러 온 차들이 빼곡하게 넘쳐나고 있었다. 매장 안으로 장바구니를 하나 챙겨 들었다. 언제나처럼 매일 반복되는 오랜 습관처럼, 가장 먼저 매대 구석구석을 돌며 오늘 할인 물건이 있는지 확인부터 하는 것이 어느새 내 몸에 밴 당연한 일상이었다. 오늘 저녁 먹거리로 뭘 사야 할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이 무엇이 있는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매장을 천천히 돌아보고 있었다. 우리 아이들은 유독 고기 종류의 반찬들을 좋아했다. '햄을 좀 사야겠다.' 계란을 부드럽게 풀어 햄을 노릇.. 2026. 10. 8. 그 이야기야말로 행복이 아닐까 10년 전 나의 이야기 - 8편면접은 내 생각만큼이나 잘 본 것 같아서 좋았다. 역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은, 홀가분해진 내 마음만큼이나 산뜻하게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 처음이라 올 때는 너무 긴장한 탓에 미처 보지 못했던 주변 풍경들이 그제야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길 옆으로 초등학교 건물이 나란히 길게 이어져 있었는데, 올 때는 그걸 놓치고 지나쳤던 모양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야 비로소 학교의 전경이 눈앞에 선명하게 보였다. 널찍한 운동장에는 뛰어노는 학생들이 아무도 없었다. 다들 교실 안에서 한창 수업을 듣고 있는 것 같았다. 조요한 초등학교를 지나 다시 버스 정류장을 거쳤고, 아까 보았던 지구대와 주민센터도 차례로 지나쳐 갔다. 마침내 지하철역 입구에 다다렸을 때, 나는 .. 2026. 10. 6. 아마, 최종 합격이라고 10년 전 나의 이야기 - 7편지하철 역 밖으로 나오자, 나는 주민센터가 있는 방향으로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횡단보도 앞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며 건너편을 바라보니 앞에 주민센터였다. 이윽고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어 길을 건넜고, 경찰서 지구대를 지나 곧 버스 정류장이 보였다. 이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가도 되는 거리였지만, 고작 한 정거장 정도라 시간적으로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아 나는 다시 묵묵히 걷기 시작했다. 웅장한 성당 건물을 지나쳐 조금 더 걸어가니, 마침내 내일의 일터가 될지도 모를 회사의 상호가 선명하게 박힌 간판이 내 눈에 들어왔다. 건물 안으로 걸어 들여가는 길이 조금은 두렵다는 생각이 문득 스치듯 지나갔다. 사무실은 2층에 있었기에, 나는 계단을 한 칸 한 칸 오르며 천천히 .. 2026. 10. 4. 그 시절을 찾으러 가는 길 10년 전 나의 이야기 - 6편이제 출발할 시간이 되었다. 나는 집을 나가기 전, 다시 거울 앞에 서서 옷매무시를 가다듬었다. 만족스러운 내 모습을 확인하고는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와, 아파트 뒤쪽 계단을 거쳐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이상하게도 발걸음이 왜 이리 가볍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물론 한편으로는 덜컥 긴장도 되고, '가서 면접관들의 질문에 답변도 막힘없이 잘해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오늘만큼은 정말 잘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슴 가득히 차올랐다. 정류장 쪽으로 걸어가는 길은 맞은편 아파트 단지 가운데길로 걸어서 8분 정도 가면 큰 길가가 나오고, 그곳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면 정류장이 있었다. 10년 전에 살았던 곳이었다. 지금은 이사를.. 2026. 10. 2. 오늘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10년 전 나의 이야기 - 5편창문 사이로 따스한 햇살이 방 안 가득 들어와 절로 눈이 떠졌다. 자정이 훨씬 넘어서야 잠자리에 든 탓에 몸은 여전히 피곤했지만, 마음만큼은 기분 좋게 들떴다. 우선 학교에 가야 할 아이들부터 깨워야겠다. 거실로 나가 작은아이 방 문을 조심스럽게 노크하고 들어가 아이를 깨웠다. 작은 녀석은 눈도 제대로 못 뜬 채 수건을 손에 들고 화장실로 비틀비틀 걸어 들어갔다. 나는 다시 큰아이 방으로 발걸음을 옮겨 큰 녀석을 깨웠다. "이제 일어나야 해, 빨리.""네, 일어날게요........." 큰아이는 비몽사몽 하며 이불을 얼굴까지 뒤집어쓴 채 대답만 웅얼거리고 있었다. 나는 잠시 거실 소파에 앉아 작은아이가 다 씻기를 기다리며 시계를 보았다. 다행히 아직 시간은 늦지 않았다. .. 2026. 9. 30. 문을 꼭 닫고 책상 앞에 앉았다 10년 전 나의 이야기 - 4편베란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짙은 어둠이 나는 참 좋았다. 그 어둠은 나의 하여금 깊은 침묵 속에 머물 수 있게 해 주었다. 고요한 바깥세상은 언제나 나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서, 그 묵묵함이 내겐 더없이 편안한 위로였는지도 모르겠다. 현관 도어록 소리와 함께 아이들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다녀왔습니다.""왔어요." 아이들은 가방에 거실에 대충 내려놓고 상 위에 차려진 불판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우와, 삼겹살 구워 먹을 거예요?""왜, 싫어?""아니요, 정말 좋아요!""오랜만에 먹는 거네" 하며 큰아이가 툭 한마디를 던졌다."그러네. 너희들 얼른 화장실 가서 손부터 씻고 와라. 깻잎에 맛있게 싸 먹게 ""네!" "네" 두 아이가 대답하며 나란히 화장실로 들어갔다. .. 2026. 9. 28. 거리의 불빛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10년 전 나의 이야기 - 3편석양을 뒤로한 채 나는 마트 쪽으로 향했다. 저녁 반찬거리도 볼 겸, 좋아진 기분으로 가볍게 마트를 한 바퀴기 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트 안으로 들어서자 저녁 시간대라 그런지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제법 북적이고 있었다. 매장 제일 안쪽으로 걸어가며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혹시 할인하는 상품이 눈에 띄지 않을까 바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라면 가격도 슬쩍 보고, 샴푸며 참치캔 등 집에서 아이들이 자주 찾는 것들 위주로 눈길을 주었다. '오늘 저녁에는 무얼 해 먹을까?' 이런 기분 좋은 고민을 하다 보니, 즐거워진 마음만큼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정육 코너 안쪽까지 들어온 나는 돼지고기 가격표를 한참 동안 바라보며 살까 말까 망설였다. 한참을 그렇게 서성이다 .. 2026. 9. 26. 석양을 보며 활짝 웃었다 10년 전 나의 이야기 - 2편밖으로 나와 걸으면서 나는 행복해진 기분이 들었다. 오랜만에 머리를 자르고 다듬을 생각에 가슴이 더욱 설레었다.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마음이 환하게 밝아졌고, 내일의 내 모습도 저 햇살처럼 눈부시게 빛난 것만 같았다.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새 미용실 앞이었다. 유리창 너머로 안을 들여다보며 사람이 많은지 적은지 확인한 후, 조심스럽게 문을 밀고 들어갔다. "안녕하세요""아,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서로 인사를 나누고 나는 대기하는 자리에 앉아 차례를 기다렸다. 미용실 사장님과 잘 아는 분이기도 해서 올 때마다 부담이 없고 편해서 좋았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꼬박꼬박 머리를 자르곤 했었다. "요즘 잘 지내고 있죠? 머리 자르신 지가 꽤 된 것 같아요." 다정한 안부 인사.. 2026. 9. 24. 그때의 속 이야기 10년 전 나의 이야기 - 1편문득, 10년이 훌쩍 더 지난 어느 날, 예전에 다니던 직장이 떠올랐다. 그곳에서만 10년 넘게 일했었다. 처음 입사 지원 서류를 제출할 때만 해도 그리 기대하지도 않았다. 컴퓨터 앞에 앉아 여러 곳을 검색하고 지원하는 일 자체가 그저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아내와 사별 한 지도 몇 년을 되지 않았던 때라, 삶은 더욱 지긋지긋하고 버겁게만 느껴지던 시절이었다. 온종일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내가 점점 무능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나 자신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제출된 곳에 내 서류는 열람조차 하지 않은 곳이 많았다. 일상이 지루해질 무렵, 어느새 입버릇처럼 "돈을 벌어야 먹고사는데..." 하고 중얼거리던 습관이 생겨 버렸다. 아내가 .. 2026. 9. 22. 이전 1 2 3 4 ··· 3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