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한 꿈과 현재의 공허함

저는 한때 여느 중년처럼 멋들어진 버킷리스트를 꿈꿨습니다. '은퇴하면 세계 일주', '시간이 나면 전원생활' 같은 장밋빛 꿈들이었죠. 언젠가는 할 일들의 목록이었죠. 그러나 이런 막연한 꿈들은 '마흔, 그림자 너머'에서 찾아온 현재의 공허함을 메우지 못했습니다. 현실은 달랐습니다.
사직서를 품고 사는 듯한 불안감. 직함 너머의 나를 찾지 못하는 막막함. 이 모든 것이 저의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남은 시간은 보너스'라는 안일한 생각은 결국 텅 빈 주말을 무의미하게 만들었습니다.
'내 모습은 이대로 괜찮은가?' 끊임없이 자문했습니다. 막연한 소망과 꿈으로는 저를 구원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깨달았습니다. 불안과 공허함을 이겨내려면, 구체적이고 능동적인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래서 제 삶의 방향타를 버킷리스트 대신 '투 두 리스트(To-Do List)'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실천만이 불안을 압도한다

투 두 리스트는 단순한 목록이 아니었습니다. 제 능동적인 삶의 선언이자, 불안을 압도하는 강력한 도구였습니다.'쉰의 나이,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미숙함을 겸허히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실현 가능한 작은 목표들로 투 두 리스트를 채웠습니다. 매일 아침'새벽 러닝 3km 달리기'. 몸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뻣뻣하게 굳은 생각에 기름칠을 위해 '늦깎이 기타 수업 코드 3개 외우기'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특히 저를 짓눌렀던 디지털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세대 차이 너머의 딸에게 새로운 앱 묻기'같은 과제도 넣었습니다.

이 구체적인 리스트는 몸이 보내는 경고등을 외면하지 않게 했습니다. 낡은 습관을 비우는 연습도 매일 실천했습니다. 막연하게 "괜찮을 거야"라는'괜찮다는 주문'대신, '오늘 해냈다!'는 작은 성취감들이 쌓였습니다.
저의활력은 다시 불꽃처럼 타올랐습니다. 불안은 작은 행동 앞에서 순식간에 뒷걸음질 치는 존재였습니다.
경험을 자본으로 전환하는 힘

투 두 리스트는 오늘 할 일을 넘어섰습니다. 제 무형의 유산을 설계하고 경험 자본을 쌓는 힘이 되었습니다. 목록 하나하나가 '나의 인생 설명서'를 완성하는 구체적인 지침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 외투 벗고 어머니 만나다'처럼, 진솔한 관계 변화를 위해 '먼저 말동무되기'를 실천했습니다. 아내와 부모님, 자녀에게 먼저 말을 걸고 귀 기울이는 구체적인 행동들이 그 목록을 채웠습니다.

오래된 우정의 낡은 규칙을 깨기 위한 '허세 없는 대화 시도'. 친구에게 나의 불안을 솔직하게 터놓는 일도 중요한 투 두 리스트였습니다. 이 모든 경험들은 타인과의 수평적 연대를 강화했습니다.
관계의 피로감을 해소했고, 중년의 고독을 치유했습니다. 귀한 자본이 된 것입니다.
심지어 계획 없는 길 위에서 우연한 기회를 만나더라도, 투 두 리스트를 통한 '준비된 자세'는 그 우연을 더욱 의미 있는 경험으로 전환시켰습니다.
막연한 기대 대신, 매일의 작은 실천이 나를 단단하고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현재를 사는 자의 밀도

버킷리스트가 미래의 장밋빛 희망을 담는다면, 투 두 리스트는 오늘이라는 가장 소중한 시간 속에 구체적인 행동으로 점을 찍어 현재의 밀도를 높입니다.
저는 이제 '남은 시간은 보너스가 아니다'라는 비장한 각오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저의취약점을 인정하고 솔직함으로 무장한 채 매일매일 성장할 것입니다.

어제의 불안에 머무르지 않겠습니다. 오늘의 작은 실천으로 내일을 만들겠습니다. 매일의 투 두 리스트는 저에게 오늘의 의미를 부여합니다. 내일의 나를 기대하게 합니다. 그렇게 저는 '오늘'을 살아가며 나의 삶을 가장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들어갑니다.
'멋있는 재미있는 그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침묵의 유산, 나의 고독을 깨우다 (9) | 2025.11.02 |
|---|---|
| 내가 남길 무형의 유산 (5) | 2025.11.01 |
| 침묵 깨고 말동무 되기 (6) | 2025.10.31 |
| 오래된 우정의 낡은 규칙을 깨다 (9) | 2025.10.29 |
| 세대 차이 너머, 딸에게서 배우는 나다움 (9) | 2025.10.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