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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재미있는 그런 이야기

오랜만에 찾은 산소 그리고 한동안 하지 못한 벌초

by 2011년 2011. 9. 1.

산소 입구에 우뚝 선 소나무

일요일에 난 벌초를 하러 같다. 아침 일찍 일어나려고 전날에 알람을 맞혀놓고 잠을 잤다. 알람 소리에 난 잠에서 깨다. 난 피곤한 몸으로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30분 그리고 10분만 더 자야지 하고 다시 누웠다. 난 침대에 누워서 10분을 더 자는 것인지 아니면 10분 오기를 기다리는 것인지 그렇게 잠을 청했다. 하지만 난 10분 후가 아니 20분 뒤에 일어나서 늦은 걸 알고 양치와 세수를 하고 준비한 것을 챙겨 부모님 댁으로 급히 향했다. 차를 몰고 새벽공기를 마시며 난 서둘러서 같다. 6시 29분에 도착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서서 부모님에게 인사를 하고 나니 어머니가 아침 식사를 차려서 간단히 밥을 먹었다. 졸음이 오는 것 같아 커피를 한잔 마시고 7시경 산소로 향했다. 집에서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산소 있어 가는 데는 별 어려움 없이 도착했지만 다른 분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아 우리는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먼저 올라간다고 어머니하고 산소로 향해 가시면서 기다려서 오는 사람들의 짐과 벌초에 필요한 짐을 들고 올라오라고 했다. 기다리기 지루해 난 가지고 간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내 마음도 하늘처럼 한점 구름 없는 마음처럼 깨끗하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

맑은 하늘이 인지 아니면 그냥 그런 하늘인지 모르겠다. 그냥 하늘을 향해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이런저런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벌초하러 온 지도 벌써 2년 조금 넘은 것 같다. 2년 전이나 지금이나 산소로 올라가는 길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몇 년 전 붙어하는 일이 잘 안 되어 집안 큰일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후회가 된다. 내가 하는 일은 잘되지 않는다고 집안에 일들에 대해 참석하지 못한 내 마음이 어리석은 것 같다. 모든 것이 자격지심인 것 같다. 사람들 마음은 다 똑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지금까지 나를 소심하게 하는 아니 다른 사람과 대화를 거부하는 그런 인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내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난 고민과 생각만 했다. 누구와 소통을 하려 들지도 않고 말이다. 모든 일은 내 잘못이 아니고 내가 이 시대에 이 환경에 맞지 않는다는 그런 생각과 마음으로 난 모든 것을 거부하려 했던 것 같다. 지금 또한 그러고 있는 것 같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에 난 그리운 사람과 나를 찾아주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으로 세상에 향해 돌을 던지고 또한 내 가족과 나에게 돌을 던지고 있는 것 같다. 부끄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제트기는 하늘을 날고 나는 산으로 벌초하러 간다.

하늘에서는 제트기가 흰 연기를 뿜으면서 아주아주 높이 그리고 빠르게 날고 있었다. 하지만 내 눈에는 제트기는 보이지 않고 연기만 하얀 연기만 보이면서 지나가고 있었다. 이런저런 시간은 가고 작은 당숙이 왔다. 주차하는 것을 도와주고 인사를 하고 근황을 여쭈어 보고 내 근황도 얘기도 했다. 잠시 당숙과 침묵이 흘러 그렇게 시간은 지나가고 당숙과 나는 왜 이리 안 오지 하면서 늦게 오는 나의 사촌 동생을 못내 타박했다. 벌초를 오늘 하기로 했는데 늦게 오고 벌초를 하려면 낫과 기타 풀이 깎을 수 있는 장비도 준비도 안 해 지금 이 시간에 준비를 한다고 하니 우리는 그렇게 오지 않는 녀석을 향해 타박하고 있었다.

 

제트기는 이제 아주아주 멀리멀리 지나가고 있는데 난 언제나 지금의 어려운 길을 지나가려나.

그렇게 시간은 또 지나가고 드디어 사촌 동생은 도착했다. 차에서 낫이면 제초기, 장갑, 물, 제초기에 들어가는 연료 등을 꺼내고 짐을 챙겨 각각 짐을 메고 산소로 산길을 걸어 올라가길 서둘러서 같다. 어느 정도 짐을 메고 산으로 향했지만 난 금방 지쳐서 숨을 헐떡이고 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어 난 꾹 참고 먼저 앞장을 서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있는 힘을 다해 빠르게 걸어가고 있었다. 산소로 가는 길에는 논과 밭을 지나가야 한다. 2년 전에도 밭에는 깨를 심었는데 아마 올해도 또 들깨를 심어 놓았을 것 같다. 아니면 콩을 심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올라가길 이제 진짜는 힘든 길이 나왔다. 언덕배기 길이다. 이곳 경사는 아주아주 높이 되어서 빈 몸으로 올라가도 힘에 벅차다. 하여튼 내 생각이 맞았다. 밭에는 들깨를 심었다. 난 들깨를 조심조심하면서 밭을 통과하고 경사가 높은 곳을 향해 한발 한 발 내딛고 있었다.

산소로 가는 길에 난 코스로 경사가 무척 높은 언덕길 숲으로 가려 있어서 들어가면 장난 아님.

언덕을 향해 올라가는 있는데 뜻하지 않는 걸림돌이 생겼다. 올해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나무가 여기저기서 쓰러져 있어 길을 가로막고 있다. 난 할 수 없이 길을 비겨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중간쯤 올라가서는 정말로 숨이 턱까지 차서 더는 올라가지 못하고 잠시 쉬었다. 뒤돌아 보니 당숙과 사촌 동생이 아직 언덕 아래에 있는 것 같다. 다행이다. 이런 모습은 보이기 싫다. 그렇게 쉬고 있었다. 어느새 당숙과 사촌 동생의 모습이 보이고 난 쉬는 것을 멈추고 다시 언덕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었다. 언덕 위에서 난 또다시 숨을 헐떡이며 숨을 고르고 골라 힘을 충전하여 산소로 향해 같다. 그렇게 올라가니 저만치 아버지와 어머니가 산소에서 풀을 뽑고 있다. 도착하여 난 다시 잠시 숨을 고르기 시작하고 물을 마시고 있었다. 그사이 당숙과 사촌 동생도 산소에 도착하여 쉬면서 벌초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얘기를 하고 있었다. 산소에 성묘를 오든지 벌초를 하든지 할 때는 산에 제일 높은 곳에서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어 난 사촌 동생과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난 낫을 들고 사촌 동생은 제초기를 점검 후 벌초를 시작했다. 그사이 당숙과 아버지는 밑에서 위에서 벌초하고 계셨다.

산소에 길을 이곳저곳을 제초기로 벌초를 하시는 우리 아버지

나도 낫을 들고 산소 아래로 가서 열심히 낫질하고 풀도 손으로 뽑고 그렇게 열심히 벌초하기 시작했다. 얼마쯤 했을까? 장을 끼고 해도 산소 아래서 할 때 가시나무에 가시가 박혀 손가락이 따가워서 아프다. 그렇게 하길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게 갔고 잠시 후에 서울에 큰 당숙모와 또 다른 사촌이 왔다. 잠시 쉬면서 사온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다시 벌초하면서 언젠가 벌초하러 올 때 벌이 있는 곳을 알기에 조심해서 그곳을 했다. 하지만 요즘 뉴스에서 벌초 가서 말벌에게 쏘이는 경우 위험하다고 해서 벌이 나온 그곳은 하기가 왠지 무서웠다.

제초기로 열심히 봉분 및 산소 여기저기를 벌초하는 모습

난 그래서 어머니가 벌 때문에 가져온 양파 자루를 얼굴에 뒤집어쓰고 그 위에 모자를 또 눌어 쓰고 서울당숙모가 가져온 모기나 벌들이 싫어하는 냄새의 스킨로션을 몸 이곳저곳을 뿌리고 그곳으로 가서 벌초하기 시작했다. 작은집 당숙은 땅벌 발견하여 에프킬라를 가져가서 뿌리고 양파 자루를 얼굴에 쓰고 벌초를 하신다. 양파 자루를 쓰고 하니까 안심이 되어서 그런지 벌이 나와도 별로 두렵지가 않아 마음 편히 할 수 있었다.

산소 밑에서 벌초하는 데 땅벌이 있다. 조심해야지

양파 자루를 쓰고 얼마를 했는지 모르겠다. 너무 덥고 땀은 비가 오고 안경을 써서 그런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 안경에 땀과 먼지가 범벅되어서 죽겠다. 이젠 땀도 수건으로 닦고 물도 마시고 쉬었다가 벌초를 해야겠다. 난 아버지, 당숙, 사촌 동생에게 이제 거의 다 했으니까 쉬었다가 하자고 말을 건넸다. 모두를 쉬면서 음료와 달걀, 빵을 먹고 있는데 저만치에서 작은집 숙모와 사촌 여동생이 올라오고 있었다. 올라와서 손에 든 여러 가지 간식을 꺼내서 놓았다. 김밥과 커피를 가져왔다. 난 김밥 말고 커피를 먹었다. 커피 맛을 아주 좋아 두 잔을 연속해서 마셨다. 시원한 냉커피의 맛이 일품이다.

제초기로 열심히 벌초하는 사촌 동생 위에는 다하고 아래 산소 벌초 중

갑자기 자꾸만 배가 살살 아파져 오기 시작했다. 배가 아프니까 미치겠다. 아침에 화장실에 가야 했는데 말이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끝날 때까지 말이다. 이제 양파 자루를 쓰지 않고 벌초를 마무리하기 시작했다. 벌초하면서 나온 풀들을 끌어모아 한쪽으로 놓기 시작했다.

제초기로 마무리 벌초

난 정리가 어느 정도 되어서 언덕 중간 부분에 비가 많이 내려 쓰러져 있는 나무들을 톱으로 잘라서 정리를 해야 싶어 언덕 아래로 내려 같다. 우선 정리할 나무를 골라 톱질을 해야 하는데 이 톱이 제대로 들지 않고 난 있는 힘을 다하여했지만 톱질이 잘되지 않는다. 너무 톱이 녹이 많이 들어 영 톱질이 안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고 안되면 돼가게 하면 되지 뭐 난 이렇게 마음먹고 또다시 톱질을 있는 힘껏 했다. 큰 나무는 톱이 잘 들지 않아 작은 가지만 자르고 큰 나무는 들은 한쪽으로 잡아당겨 놓아 치워서 겨우 막힌 길을 사람들이 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산소 아래도 위도 마무리 모습

다시 산소로 올라와서 이곳저곳 정리정돈을 했다. 어느새 깨끗해진 산소를 보고 힘은 들었지만 뿌듯한 마음이 든다. 정말로 오랜만에 벌초하고 조상님들에게 좋은 일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벌초를 다한 산소 깨끗하다.

어머니와 숙모들이 벌초를 마치고 나니 간단하게 제사를 지낼 수 있게 준비를 다 해 놓았다. 우리는 준비한 음식을 가지고 한 분 한 분 제사를 정성껏 지내는 것으로 벌초를 마무리하고 짐을 챙겨서 산 아래로 내려 같다.

봉분이 올해 비가 많이 와서 잔디가 거의 없는 상태

그러면서 비 때문에 산소가 유실되어 마음 한편이 안 좋았다. 내려가는 길에는 이런저런 얘기가 나왔다. 봉분의 유실 등으로 기타 묏자리 문제점 등을 가지고 여러 의견을 나누었다. 먼 장래를 위해서는 요즘은 장례를 화장으로 많이 하니까 납 곱당을 산소에 짓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 집안 친척들끼리 돈을 모아서 하자는 얘기다. 난 속으로 하면 좋지만 당장 돈을 낼 형편이 못됐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

왼쪽에서 벌초 다하고 사진 한 장

하지만, 아버지께 당장 그 많이 돈이 어디 있느냐 하시면 다음에 다시 의논하자고 하면서 일단락했다. 아버지는 지금 당장 못하고 돈을 조금씩 내어서 몇 년을 모아서 하자는 말씀이었다.

산소에서 바라본 저 멀리 산의 모습

내려오는 길에 산소에서 저 멀리 산 넘어 산을 바라보면서 다짐을 했다. 온 힘을 다하자 열심히 살자는 말을 되새기면서 하늘과 멀리 보이는 산을 향해 마음속으로 목놓아 외쳤다. 그런 게 마음은 산소로 올라갈 때와 달리 내려올 때 몸은 피곤하지만 가벼워진 마음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산소 올라가는 입구의 은행나무

산에서 내려와서 짐을 정리하여 차에 싣고 날씨가 더운 탓에 차 안에는 아주 뜨거운 찜질방이 되었다. 차 문을 다 열어 놓고 시동을 걸어 에어컨을 틀어 차에 온도를 낮추고 있었다. 작은 집 당숙이 점심을 먹자고 가자고 했다. 난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알려준 식당으로 향해 차를 몰고 같다. 식당에 도착하고 난 아내에게 전화했다. 우리 집 근처에서 친척들과 식사를 할 것이라고 식사하지 말고 같이 먹자고 했다. 부모님에게 난 집으로 아내를 데리러 같다고 하고 집으로 같다. 아내와 식당으로 들어가니 다들 식사를 하고 계시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우리는 식사를 하면서 오늘 더운 날씨에 벌초하느냐고 고생들 했다면 많이들 먹으라고 당숙께서 말씀했다. 조금 있으면 추석이 다가오니 이렇게 벌초로 준비하니 마음 한편이 뿌듯한 것이 다른 해와 달리 추석을 제대로 준비하는 것 같아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친인척들과 인사를 하고 아버지, 어머니를 모셔다 들리려 했는데 버스를 타고 간다고 말리셔서 어쩔 수 없이 버스 타는 모습을 보고 집으로 왔다. 이제 조금 있으면 추석이 온다. 오랜만에 찾은 산소 그리고 한동안 하지 못한 벌초를 하면서 내 마음은 다른 어느 해보다도 생각을 많이 하고 벌초뿐만 아니라 집안에 대소사에도 많은 참여를 하면서 나만 보지 말고 주의 여러 사람도 보면서 세상을 통해 소통할 수 있게 좀 더 적극적으로 생활을 해야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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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찾은 산소 그리고 한동안 하지 못한 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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