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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재미있는 그런 이야기

옛날 일기장 [첫사랑]

by 2011년 2011. 9. 9.


휴가는 다 지나가고 그 시간 동안 난 무엇을 어떻게 보내고 했는지조차 모르겠다. 단지 먹고, 마시고, 취하고, 자고, 그냥 무의미하게 보낸 것이 아쉬웠다. 이제 부대로 복귀하면 난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야지만 이런 자유스러운 느낌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왠지 쓸쓸하고 걱정되는 그런 날이다. 군 복무, 그것을 다시 어떻게 해야 할지 두렵다. 텔레비전을 보고 즐겁게 웃고 행복하던 즐거웠던 휴가, 그 기간에 난 여러 친구, 그리고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부담만 남기고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왠지 죄스럽다. 여러 사람과 이제 그들과 또다시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하니 마음 한구석이 아니 머리가 혼란스럽다. 오늘 난 베스트셀러극장이라는 프로에서 "목련과 소쩍새" 라는드라마를 보았다. 왠지 그런 인생처럼 나 자신도 '공허한 인생' 그리고 '만족할 만한 인생' 둘 중의 하나는 선택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나 자신이 불쌍하기 그지없다. 인생무상, 공수래공수거, 이라는 말처럼 여러 가지 격언, 속담, 고사성어 등이 막 생각이 난다. 이렇게 휴가를 마치고 가면 날 보고 싶었던 사람들이 날 미워하겠지. 특히 미영이가, 난 휴가 동안 그녀에게 제일 잘못을 한 것 같다. 사랑한다면 사랑이지 뭐냐. 미영아! 행복 하렴. 미영이가 항상 그 자리에 웃고 있으면 난 정말로 행복할 거야.」
"행복을 바라지 말자 다만 인생을 보람되게 살자"
91. 7. 21. (일) 휴가를 며칠 남기지 않은 늦은 밤 자정 넘어서.


휴가를 나온 지도 벌써 12일 정도 그렇게 난 쓸쓸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이제 삼일밖에 남지 않는 시간 그녀를 만나고 싶지만, 나의 자존심이 쉽게 허락되질 않아 답답하다.


「만남이라는 것은 참 웃긴 것 같다. 오늘도 너와 나는 만나지 못했구나. 하지만, 나는 너를 항상 마음속으로 만나고, 있다고, 믿는다. 앞으로 남은 1년은 또다시 찾아온다. 그때까지 열심히 생활하면서 보낼게. 편지 자주 쓰고, 날 더러 행복하게 지내라고, 그래 난 행복할 거다. 너의 일기 훔쳐보아서 미안하구나. 너도 군 생활 열심히 하고 씩씩한 대한의 아들이 되어서 내년에 또 만나자. 사랑하는 사람들은 같이 있을 때는 서로에게 잘못하는 것이 많지만, 또다시 떨어지면 가까이 있고 싶어 하는 마음이 생긴다더라. 잘 지내길. 사랑한다!」
91. 7. 22. (월) 내가 없이 사이 우리 집에 온 미영이가 내 일기장을 보고 저녁에 적어놓고 글


집에 전화했더니, 어머니께서 미영이가 왔다고 했다. 내가 없는 사이 우리 집에 온 것이다. 내가 보고 싶어서 말이다. 나는 그녀를 만나러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했다. 또한, 미워했던 마음은 저 멀리 어느새 사라지고 난 너무나 기뻐서 가슴이 뛰었다.


「사랑이란 단지 아픈 거라고 말하기에는 뭔지 아쉬워진다. 더욱더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 난 오늘 알고, 느끼고, 깨달았다. 미영이 너와 만나지 못하고, 이렇게 이별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니, 나의 마음 한구석은 텅 빈 그 무엇으로도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난 그저 내 가슴에 못을 박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 못내 아쉽고, 그립고, 서글프다. 사랑은 단지 욕망을 채우기 위한 도구는 아니다. 단지 사랑일 뿐이다. 1년이란 시간이 흘러 지금에 이 순간을 맞이하고 또다시 1년이 시작되고 또 이런 일이 생겨도 난 이제 후회 안 하고 영원히 너의 곁으로 다가가 머물러 있으려 한다. 외롭고 쓸쓸한 나 자신은 언제나 너에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안식처로 곁에 있고 남으리, 사랑이라 말처럼 난 이제 사랑 그것은, 시간이라는 것을 뛰어넘어 영원한 만남이 지속할 거라고 굳게 믿을 것이다.」
91. 7. 22. (월) 미영이가 집에 와서 적어놓은 글을 보고 늦은 밤 미안한 마음으로


복귀 전날에 다시 미영이가 집으로 왔다. 우린 같이 저녁을 먹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그동안 하지 못한 말들을 하면 오해를 풀고 있었다. 어느새 미영이가 집으로 갈 시간이다. 난 정말로 아쉬웠다. 내일이면 휴가가 끝나고 부대로 들어가야 한다. 미영이가 부모님께 인사를 하고, 나와 함께 버스정류장으로 같다. 서로 아무 말 없이 그냥 시선으로만 말을 건넸다. 정류장에 왔다. 그리고 군 생활, 잘하라고, 면회 자주 간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더는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설령 너와 헤어져도 사랑하는 마음은 영원히 계속된다고 말이다.


「시간의 흐름 그것은 왠지 나 자신을 쓸쓸하게 한다. 외롭고, 산다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된다. 역시 삶은 고독하고 괴롭다. 그러나 그 속에서 행복감을 느끼면, 살아가는 것이라고 몹네, 위로하며 살아가야 할 것 같다. 그리움 또한 사랑, 정이라는 것은, 어쩌면 날 타락하게 하는 것인 것처럼 날 괴롭히고 있다. 미영이라는 그녀 때문인지 아니면, 나의 공허함 때문인지 왠지 답답하기만 하다. 이제 난 92년이라는 길고도 짧은 해를 나라는 사람과 이겨내며 견디어 헤쳐나가야 한다. 바다여 슬픈 바다여 왜 그리도 슬프다는 말인가 역시 바다는 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대여 바다는 보이는가? 저 푸른 바다를 말이다. 저 슬픈 바다는 나의 잔잔한 마음이고 허전한, 그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도 없구나. 시간은 언제나 우리에 마음을 부풀게 하고 부풀었던 모든 것을 아사가 버리지 또한 꿈을 찾게 하고 이루게 하기도 하지 이제 나 자신은 또 다른 시작과 새로운 인생을 쫓아 멋있는 인생을 시작하련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난 이런저런 생각에 삶에 의미는 살아가는데 아무런 의미도 아니고 어떻게 살아서 무엇을 했고 그것을 어떻게 해야 뜻깊은 생활이었나 그리고 좀 더 삶의 가치를 높이며 살고 싶다. 이제 난 누구도 사랑하지 않고 단지 욕망과 쾌락을 추구하는 그런 사람도 되지 않고, 살아가는 의미를 깨닫고 그것을 알며 살아가는 나 자신으로 변하리라. 하여튼 멋있는 삶을 개척하련다. 경치가 좋은 그런 곳에 아름답고 마음씨가 좋은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항상 모든 것을 아끼지 않고, 주고, 그것으로 행복했다. 그녀를 보면 왠지, 난 행운이 올 거라고, 또한 그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안녕이라고 말이라도 하고, 내 곁을 떠나면 정말 좋으련만.」
92. 5. 29. (금) 다시 나온 휴가 그리고 헤어진 것처럼 그리운 그녀를 생각하며 오후 늦게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또다시 휴가를 나왔다. 그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떠나버린 것인가 아니면, 잊혀 버린 것인가, 이젠 연락도 안 되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온종일 망상이 나를 초라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시간이라는 놈은 나의 존재를 알까. 세상은 왠지 두렵고 나를 외롭게 한다고, 요즘에 와서 더욱 나를 괴롭히고 있다. 그리고 전역을 하고서 나는 여러 사람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 몹시 두려워진다. 그리고 내가 30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머물러 왔던 나의 그곳이 무척 그리워진다. 그러면서 그들이 남아 있는 그곳에 나의 후임병들이 너무 그립기만 하다. 어쩌면 그들과 영영 이별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나의 마음을 더욱더 슬프게만 한다. 지금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구나! 그러나 난 한편으로 그들과 어떤 인연이었나 생각해 보았다. 과연 또다시 만날 수 있는 인연인가를 말이다. 또한, 내 인생을 살면서 생각하면, 내 인생이 너무도 짧아, 내 목표를 실현하게 해 나아가야만 하는 과제가 나를 죽고 싶을 정도로 나를 복잡하게 한다. 여자, 친구, 돈, 가족, 학업 등으로 말미암아 나 자신을 병들어 가게 하는 것 같다. 모든 일이 나를 왠지 초라하게 거짓과 모순 속에서 존재하는 나 자신이 되고 말았어. 다만, 내가 어느 순간까지 목숨을 부지하면서 살아갈 것인가. 그것이 문제일 거야. 나의 진실은 무엇일까. 하루는 길면서도 짧은 시간이지 이렇게 펜을 들고 써 내려가는 난 어쩌면, 행복에 겨운 말들을 글로써 적어 나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난 슬프다. 단지 그 이유가 무언지 잘 모르기 때문에 답답할 뿐이다.」
92. 12. 5. (토) 제대 후에 내 인생의 고민 때문인 불안감으로 잠들지 못하는 늦은 밤에


난 제대를 했다. 오늘은 택배로 책이 온다. 군에서 전역하면 자격증을 따보려고 책을 구매한 것이 오늘 집으로 온다.


「사랑이란, 행복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뭘까? 나는 알고 싶다. 인생은 어떻게 시작되어 끝을 맞이하는지 말이다. 아침에 아니해가 충천에 떠 있을 때까지 나는 아무런 생각조차 못하고 잠으로 그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남이 보면 한심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아니면 행복한 놈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 항상 꿈을 찾아 생활한다고 나 자신은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은 나 자신의 공허만 남기고 또한 나라는 존재를 남에게 속이는 수단에 사용되고 있다. 거짓과 위선 속에서 난 항상 괴로워하고 있다. 지금이나 과거에도 난 꿈이 많은 문학소년이다. 아니 지금은 문학청년이다. 하지만 항상 난 자신감이 없고 끈기가 없다. 내 인생에 행로가 어떻게 될 것인가. 걱정이다. 초라한 모습이 계속되고 결국 나 자신이 그렇게 살아야만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나 슬프다. 그런 느낌을 계속 받으면 아주 많이 나를 미치게 하는 것 같다.」


시간 속으로 찾아드는 것은 시간 앞에 서성거리는 작은 악마여 흐르는 것을 잡으려 놓으면서 난 어디로 먼 추억을 뒤로 접어두고 떠나는 현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려고 무척 애쓰던 지나간 아니 빗나간 인생아, 흐르는 시간을 난 어떻게 보내려고 하나, 초라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내 모습들. 하늘아 땅이여 소중한 것을 아끼면서 당신이 나에게 주어진 것에 삶은 무엇입니까. 타인이라고 말하지 마세요. 단지 당신이 날 구원하여 올바른 길로 인도하시길 어린양은 바라고 하늘에 순리에 그리고 스스로 노력하는 인생으로 나를 인도 하십시오.


아무도 없는 방 조그만 상자 속에 갇힌 내 인생아. 책과 책상에서 갈등에 몸부림치는 나 엮기에 형광등, 시계 그리고 나 자신과 인생은 이렇고, 삶은 또 어떤 모습으로 내 앞에 서성거리는 것인지 가끔 빈방에서 고민과 번뇌 속에서 나 자신을 돌이켜보고 그것을 깨닫고, 그것에 난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초라한 인생은 항상 초라한 것"
92. 12. 28.(월) 한 해가 가고 비 오는 밤에 처량한 기분으로


얼마 전 난 용기를 내어 전화했다. 다행히도 한 번에 연락되어 만나기로 했다. 종로에서 일요일 3시쯤 만나기로 했다. 드디어 만나기로 한 그날이 왔다. 시간에 맞추어 같다. 하지만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난 3시간을 기다려 보았지만, 미영은 나오지 않았다. 만나면 정말로 정식으로 헤어지자고 하려고 했는데 그래야지 깨끗이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말이다.


「삶이란? 세상 사람들 모두가 살아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아니면 나 자신만 그것을 외면하고 피하려고 하는지 내 생각과 이 세상을 사는 인간들은 이때에 내 마음과 똑같은지 모르겠다. 삶, 그것은 나라는 존재를 어렵게 묶어놓는 구실이면 족쇄인 것 같다. 행복은 어디에서 진행되어서, 끝은 어떤 종말인지 알 수만 있다면 삶과 인생 그리고 죽어야만 하는 우리네 인생은 슬프기 그지없다고, 마음 한구석으로 숨 쉬고 있을 뿐이다. 존재하기도 싫은 나날들 이제는 저만치 꺼져가는 촛불에 지나지 않는 내 작은 인생이여, 삶과 죽음에 의미를 깨닫고, 싶어 진다.」


삶은 알려고 하는데 텅 빈 공간 속에서 느끼는 진실. 삶은 언제나 나에게 무거운 짐뿐인 걸 죽음은 하염없는 나에게 꿈이 이었다면, 그대 진정 알고 있는지 모르겠소? 원고지에 써 내려가는 작은 글씨처럼 내 삶도 채워 내려가고 싶어 지지만 그렇게 살아가지 못하는 것은, 나을 아프게 한다면 그대 진정 이 마음 알고 있는지요.


92. 12. 28 (화) 다시는 뒤돌아 갈 수 없는 한 해를 맑은 하늘을 쳐다보면서 보내고 있다.


한 해에 끝자락에서 난 만나지 못한 그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추억을 되새기면 숨길 수 있는 마음은 없다고 나 자신을 향해 말하고 있다.


일기를 한 장 한장 읽어 가면서 난 행복도 했고, 즐겁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또한, 그때에 난 어떤 생각으로,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또한, 나의 첫사랑은 지금 뭘 하면서 있을까. 행복한지, 잘살고 있는지, 궁금하기만 싶다. 다시는 만날 수도, 볼 수도 없을 것이다. 그냥 한 편의 영화처럼 추억으로만 기억되고 있는 것 같다. 다시는 그 시절로 되돌아갈 수는 없으니까. 아니 다시 갈 수만 있다면 좋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냥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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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일기장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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